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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여성 취업 대한성공회 '카페 그레이스' -조선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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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03-23 10:47 조회 5,85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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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법 배우는 '울타리' 같은 곳이죠"

탈북여성 취업 대한성공회 '카페 그레이스'

"우리 '카페 그레이스'는 어찌 보면 울타리 같은 곳이에요. 수익 목적의 가게가 아니죠. 탈북 여성들이 여기서 일하면서 '남한 사회에선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 '사람들은 이렇게 응대하는 거구나' 같은 경험을 얻어요. (남한의) 우리도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배우며 성장하고 있고요."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한편에 자리한 커피점 '카페 그레이스'. 최근 개점 1년을 맞은 성공회 여성봉사기관 GFS의 '탈북자지원 우물가 프로젝트 1호점'이다. 탈북 여성들을 직원으로 고용한다. 요즘도 탈북여성 두 명이 일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박명숙 본부장은 "문화의 차이를 넘어서 서로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서울 정동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한 쪽에 있는 커피점 '카페 그레이스' 앞에 선 '탈북자지원 우물가 프로젝트' 실무자 정효경씨, 성공회 김근상 주교, 박명숙 본부장(왼쪽부터). /이태훈 기자

'친절'에 대한 개념부터 달랐다. "카페라테를 주문했는데 모카가 나왔다"고 손님이 항의하면 보통 한국 직원이라면 "새 걸로 바꿔 드리겠습니다"라고 응대한다. 하지만 탈북여성 직원들은 "당신이 이걸 주문하지 않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종이컵에 적힌 '수익금은 탈북자 지원에 쓰인다'는 문구도 상처가 됐다. 손님이 "이거 팔면 얼마 지원받느냐"고 묻기라도 하면 "우린 한 푼도 안 가져간다"며 흥분했다.

초과근무 없이 하루 8시간 주 5일 원칙을 지키려니 빈자리를 메울 자원봉사자들이 더 필요했고, 적자도 커졌다. 프로젝트 실무 정효경씨는 "한동안은 '괜히 마음고생하지 말고 그냥 돈으로 주라'거나, '적자가 뻔한 겨울엔 문 닫는 게 어떠냐'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세월이 약이었다. 끝없이 대화했다. 탈북여성들도 경험이 쌓이며 조금씩 여유가 생겼다. 지금은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있다'며 2호점 개점을 은근히 채근하기도 한다. 정씨는 "북에 남은 가족의 탈북 같은 비밀스러운 얘기도 나누게 됐다"며 "이분들이 안절부절 해 할 때면 같이 속이 탄다"고 했다.

'우물가 프로젝트'에서 '우물가'는 신약성경에서 핍박받던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를 처음 만나는 장소다. 생명의 물을 긷는 곳이자, 여성들이 모여 정보를 주고받는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성탄절 기념행사 '바리스타가 된 주교님'을 열어 서울교구장 김근상 주교와 여러 사제가 직접 커피를 내려 손님을 대접했었다. 박 본부장은 "지난 1년간 여러 갈등과 문제를 극복해온 경험이 앞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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