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가 벌어졌습니다/겸향 이병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손님이 오는 바람에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반가운 손님들은 밀려오는데
흥을 돋울 수단이 없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 다 그렇지만
아주 중요한 그 일에 있어도
쉽게 바닥을 드러내곤 합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 물을 먹는 자 마다
다시 목마르게 되고
목마름을 채울 수 없는 물은
그 끝을 드러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해산할 여인이
힘이 없어 못 밀어내고
헐떡이는 이 안타까운 순간에
당신이 영원한 이름으로 오십시오.
시간이 갈수록
더 좋은 포도주 맛으로 오십시오.
오직 당신만이 인생의 잔치를 벌일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최첨단과학문명을 자랑하는 현대에
사람의 한계를 뛰어넘는
많은 성과를 가져 오고 있음에도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더더욱 한계를 드러낸 채 주저앉아있습니다.
아무리 자기가 주인인척 해봐야
자기 의지로 태어난 사람 없고
자기 의지로 가는 길 거부 할 수 없는 것처럼
나그네 인생인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잘 풀릴 때는
잠시 동안 잊고 살기도 하지만
시한부라는 단어 앞에
곧 한계를 드러내곤 합니다.
그러면 그렇지
사람이 하는 일 다 그렇지
별 수 있겠습니까?
그냥 하나님 앞에 부족한 것을
시인하고 인정하고
그 품에 맡기면 되는 것을
어찌 어찌 해 보려 하니
더더욱 꼬이는 것입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히 동일하신
하나님만이 우리의 해답인 것을
어찌 하겠습니까?
그 영원한 품에 안겨야지......
내일은 주일날입니다.
지금까지 주님을 몰랐다 해도
가까운 교회에 나가서 예배드리면
그것이 주님의 품에 안기는 것입니다.
모두 모두 행복한 주일
맞이하시길 빌면서
이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