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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인사 생활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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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마리아 작성일 05-04-07 18:03 조회 21,82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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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월)
마가 6:53-56 그들은 바다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배를 대었다. 그들이 배에서 내리자 사람들은 곧 예수를 알아보고 그 근처 온 지방을 뛰어다니면서 병자들을 요에 눕혀가지고 예수가 계시다는 곳을 찾아 그리로 데려왔다. 마을이나 도시나 농촌이나 어디든지 예수께서 가시기만 하면 사람들은 병자들을 장터에 데려다놓고 그 옷자락만이라도 만지게 해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리고 손을 댄 사람은 모두 나았다.

86년만의 포옹

이곳 오키나와에는 ‘아이락쿠엔(愛樂園)’이라는 한센병, 곧 나병환자 마을이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나병환자 분리정책의 일환으로 세워진 집단수용 시설입니다. 그런데 그 최초는 성공회 신자요, 스스로가 나병환자이기도 했던 ‘아오기 케이사이(靑木惠哉)’라고 하는 젊은 의사의 믿음에 의해서 만들어진 신앙공동체였습니다. 모진 고난과 방화 등 수없는 죽음의 고비를 넘겨가며 이어온 신앙 전통의 영향으로 지금도 마을 안에는 ‘기도의 집’이라는 성공회 교회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기초로 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번 한국에서 ‘성공회예수제자훈련학교(SDTS)’ 3기생 아홉 명이 여기 오키나와에 단기선교 여행을 와서 그곳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성당에서 함께 기도를 드리고 찬양을 하는 가운데, DTS멤버들이 집회에 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곁에서 꼭 안으며 사랑한다고, 축복한다고 했습니다. 함께 찬양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었습니다만, 찬양에 이어진 한 할머니의 말씀이 긴 여운이 되어 그곳에 있었던 모든 이들의 가슴에 남았습니다. 할머니는 흐르는 눈물을 손가락 없는 굽은 손으로 훔치시며 “고마워, 고마워. 내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야.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야. 고마워.”라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는 86세이셨고 가끔 찾아오는 손님들과 불편한 악수는 해본 일이 있었어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꼭 안겨보기는 처음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천 번의 위로와 만 번의 사랑의 말보다도 단 한 번의 포옹이 할머니에게는 가깝고도 따뜻하게 다가왔나 봅니다. 지금도 그 할머니의 감격하시는 모습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가슴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말은 인간의 마음과 기원을 담고 전하는데 충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말로나 혀끝으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하라(요한1서 3:18)’고 하셨고 여러 신앙의 선배들도 신앙은 몸으로 하는 것이라고, 몸을 통해 기도하라고 했나봅니다. 생각해보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만지려고 했는지, 또 그리스도께서도 손을 대어서 그들을 치유하셨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숨기려고 해도 몸짓에는 체온이 베어나고, 대부분의 인간은 사랑하면 할수록 만지고 싶어지고, 만지면 만질수록 더욱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싶습니다.

묵상 : 용기를 내어 지금 곁에 있는 분을 사랑한다고, 축복한다고 안아보시지 않겠습니까? ‘평화의 인사’를 그렇게 해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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