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가을 - 4면] 카사블랑카 길목에서 만난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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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03-09 15:33 조회 7,993회 댓글 0건본문
카사블랑카 길목에서 만난 하느님
김화영 모니카(GFS우물가프로젝트 이사장)
은혜를 받으려면 은혜 받고자 하는 열망이 생활 어디서나 간절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하느님의 은혜는 언제 어디서가 따로 있지 않음을 나는 경험했다.
지난 유월, 모로코를 가기위해 포르투갈에서 스페인, 지중해를 건너 또 버스로 이동해야 했다. 그 여행길에는 스페인에서 만난 믿음이 깊고 박식한 예의바른 청년 가이드와 예순이 넘었다고 들었지만 그 나이가 믿기지 않는 모로코인 가이드가 함께 했다. 자신이 맡은 일에 너무나 충실하고 정겨운 웃음이 늘 가득한 모로코인 가이드와 한국인 몇 명이 꼭 가고 싶었던 곳, 왠지 사랑이 흘러넘칠 것 같은 그곳, ‘카사블랑카’를 향하여 버스를 달리고 있었다.
두어 시간 달려 잠깐 쉬고 또 달리면서 일행의 대부분은 거의 잠들어 있었다. 그때 갑자기 비몽사몽간에 들리는 말이 모두 안전벨트를 매라는 말이었다. 나도 얼떨결에 안전벨트를 매고 다시 잠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치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버스 안은 피 냄새와 처절하고 비참한 상황이 되었다. 그 후, 그 멋있는 모로코인의 웃음을 우린 다시 볼 수 없었다. 아프리카 북단에 위치한 이슬람국가에서 복잡한 문제나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 있도록 노력하던 그였는데...
우리가 사는 동안 경험하는 모든 일들이 고난 가운데 견고한 반석처럼 강건해지듯이, 나는 이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경험을 통해 하느님의 은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G.F.S. '우물가' 프로젝트에서 은혜라는 뜻의 카페를 열었다. 카페 그레이스가 여러 교우들의 동참에 힘입어 큰 성과 이루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곳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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