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방 우선순위 : 말하기인가 글쓰기인가? (따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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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경화 작성일 05-01-22 17:20 조회 23,822회 댓글 0건본문
1.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경우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하는 의문은 많은 영어 학습자들이 품어 보았을 것이다. 이는 시간과 노력의 효율성의 문제라는 차원에서 흔히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은 시간과 노력의 면에서 무한정 투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다반사이고, 대부분 아카데믹 목적이 아닌 실용적인 영어 능력을 키우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필요가 어떤 것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 목적과 필요에 따른 영어학습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2. 말할 기회는 실제로는 적다
외국인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거의 없었던 시대를 지나면서 해외여행이나 유학 등으로 인해 영어 모국어 사용자뿐만 아니라 그 외의 외국인과도 영어로만 대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영어를 말해야 하는 필요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언어는 본래 소리 즉, 말부터 시작한 것이고 발달한 것이라 언어 학습자에게 말이라는 기능이 주는 외적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 대신하던 지리적 격리의 시대가 지나면 말로 직접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당연히 용솟음치기 마련인 것이다. 영어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통역을 사용하는 것보다 직접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백번 효율적인 것이다. 물론 중요한 이익이 걸린 문제에는 자신의 어설픈 영어 능력보다는 통역에 의존하는 게 상책이긴 하지만.
국가 간의 사회, 경제, 문화적인 접촉이 증가하는 것과 특정 언어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것은 어느 정도 일치한다. 특히, 영어의 영향력은 최근의 위성방송, 인터넷 등 통신수단이 엄청난 속도로 발달하고 확산되는 추세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이 중에서 인터넷의 영향력은 한국에서 최근의 영어교육의 새로운 붐을 조성하는 데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최근의 경제위기로 외국인들의 한국경제에 끼치는 피부로 느끼는 영향력이 커진 결과이기도 하다.
인터넷은 안방에서 온갖 멀티미디어 컨텐트로 영어에 대한 접근을 가능케 하는 기술 때문에 피시 한 대만 있으면 많은 양의 영어로 된 컨텐트를 가까이 할 수 있고 그 정보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가 많은 한국인들로 하여금 영어 학습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3. 위성방송과 인터넷의 영어학습에 대한 영향
그렇다면 위성방송이나 영어방송, 인터넷은 각각 영어의 말과 글 이해력이나 표현력을 키우는 데 있어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먼저 위성방송 등의 영어 방송이 나타나면서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은 소리에 대한 강한 학습 욕구를 가지게 되었다. 학습자의 입장에서 소리에 대한 노출이 많은 그만큼 소리를 정복하려는 학습 열기가 솟아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소리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말을 하려는 욕구와 능력 배양으로 이어진다.
4. 시간 해방과 통합
인터넷은 초기에는 텍스트 중심의 '독해' 학습 패턴을 고착화시키는 면이 있었으나 요즘에는 오디오, 비디오 자료 등의 웹 컨텐트가 다양하게 실현되고 제공되면서 방송이 인터넷을 통해 국경을 가볍게 건너버리는 양상이다.
특히 오디오, 비디오로 된 웹 컨텐트의 on-demand 방식의 제공은 이전에는 정해진 시간에만 들을 수 있거나 아니면 녹음, 녹화를 해야 했던 지상파 방송의 한계를 넘어서 언제나 어디서나 원하면 듣고 볼 수 있는 수용자의 선택의 가능성을 크게 높여 준 것이다. 이동전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갈수록 생활의 이동성이 커지면서 시간이나 지역에 구애받는 데 적응하기 힘든 매체 수용자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큰 차이인 것이다.
웹 생방송이 가능해지고 가정에도 초고속 통신망이 구축되고 더욱 널리 보급되면서 TV에서 웹으로 옮겨가는 조짐이 이미 두드러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일수록 인터넷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강한 경향이 보이고 그에 쓰는 시간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상의 영어 학습에 있어서 일상적인 접촉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이전의 TV나 라디오의 내용이 시간과 원하는 내용을 맞추기 힘든 현실적인 걸림돌이 있었다고 하면 인터넷은 이러한 점을 이미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영어의 소리를 자극했던 방송의 역할이 시간이 흐르고 사회의 주인공 세대가 바뀔수록 인터넷으로 이전되는 경향은 이미 막을 수 없어 보인다.
즉 초기에는 문자 영어 정보 제공에 머물렀던 인터넷의 기능이 기존 방송의 소리 영역을 넘어서 동영상까지 넘어서 버린지 오래인 요즘은 인터넷이 글자, 소리, 동영상을 포함한 기본적으로 interactive하다는 성질 때문에 TV가 영어교육과 관련 정보 제공의 영향력에 있어서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데이타 방송이나 디지털 방송 등 TV나 라디오에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려는 시도는 인터넷의 위협에 대한 하나의 대처 수단으로 보이는데 궁극적으로는 매체가 서로 연결, 통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5. 인터넷의 통합성은 Priority (선행사)를 흐린다
그렇다면 이러한 통신기술이나 환경의 발달과 변화가 한국인들이 영어의 글과 말의 학습 우선도를 정하는 데 있어서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학습방법론 부재에다 영어 교습 인력의 질적인 추락이라는 문제가 경제적인 이유와 더불어 영어의 기능별로 선별적으로 중점 학습하려는 경향이 강했는데 지금은 인터넷 자체가 멀티미디어 성격을 강하게 띠면서 영어 학습자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영어 기능을 동시에 학습하려는 태도를 가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어떤 문제점을 낳을 것인가?
중요한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한국어가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한국어 우위의 언어환경이라 위성방송이든 인터넷이든 학습욕구 자극이라는 면에서 그럴 뿐이지 그 자체가 학습의 성공으로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웹 방송을 계속 듣기만 한다고 해서 뛰어난 청취력을 보장하지는 않는 것은 상식이다. 오히려 그 반대로 말하는 게 몰상식이고. 웬지 그럴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아닌 게 웹방송을
가지고 영어학습에서 큰 효과를 나타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즉 방송 자체를 한국어 방송 듣듯이 하는 이도 거의 없을 뿐더러 듣는다고 해봤자 들리지가 않는 것이다. 책상 앞에 그저 앉았다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책을 폈다고 머리에 다 들어오는 게 아니듯이 말이지요.
6. 시간 효율적인 영어 학습
즉 매체가 어떻게 바뀌었든 기본적으로 언어라는 게 학습자의 두뇌 속으로 흡수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단어 외우고 문법 사항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는 고도의 복합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한국인들이 청취를 잘 한다고 영어의 논리적 구사가 자동적으로 뛰어난 것은 전혀 아닌 현실을 직시하면 쉽게 이해가 되는 점이다.
한국에만 있으면서도 높은 수준의 영어를 말과 글로 사용하는 이들이 가끔 있는데 이들은 기본적으로 질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기 때문인데,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투자했다는 것이다.
7. 영어 학습 메커니즘의 중요성
다시 돌아와서, 방송이나 인터넷의 매체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는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그 자체가 영어학습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바로 메커니즘이나 방법론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 준다.
수 많은 학습자들이 아직도 시간낭비에 불과한 이유 없는 메커니즘에 '노예노동'을 하는 게 현실이고 그 메커니즘이란 게 근거도 없을 뿐더러 주창자 자신도 성공했는지 알 수가 없는 매우 가능성이 희박한 snake oil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CE에서 제공하는 몇 가지 메커니즘을 보더라도 영어의 청취, 작문, 회화 등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으니 말이다. 뭐라고 떠들어대지만 그렇게 10년 지나가는 것은 보통이고 여러분들도 그런 것을 몸소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서 이젠 거의 전부가 으레 그렇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8. 전문가와 메커니즘 창안
방법론이나 정밀한 영어학습 메커니즘의 개발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언어환경에서의 제반 조건과 학습 상황을 현실적으로 면밀하게 고려해서 만들어내야 한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 게 그 동안 인터넷을 통해서 6년이 넘게 지켜본 바에 따르면 방법론 자체와는 별개로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영어학습 메커니즘이 주어지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계속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
9. 끝없는 시행착오
자신의 목적하는 만큼만 영어 능력을 키우려 하는지 몰라도 실제로는 그들이 목적으로 삼는 영어 능력 수준에는 매우 모자라는데도 수시로 그만 두고는 더 힘들게 시간과 돈과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같은 사이클을 되풀이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모국어와 달리 외국어로 이렇게 간격을 두고 학습하는 행동을 자꾸만 되풀이 하면 제 자리에서 되돌이만 계속하는 것뿐이다. 그러고는 스스로 이렇게 하면서 실력이 안 는다고 한탄하는 것은 또한 스스로 지쳐가는 한 편의 코메디라고 해야겠다.
10. 영어의 말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이제 하려는 이야기를 해야겠다. 한국의 영어학습 상황에서 흔히 말을 우선하는데 말을 실제로 쓰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매우 의아하다. 내가 보기에는 한국에서 산다면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영어를 쓸 기회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영어로 말하는 모임에 속한다든지 해도 말이다. 심지어 외국인 회사여도 영어 쓸 기회가 거의 없다. 만약 그럴 것이다고 생각하면 물론 매우 화려하게 조작된 환상이다.
어떤 이들은 인터넷에서 화상채팅이나 음성채팅으로 하면 된다고 공언했지만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기능이 선을 보인 후 며칠 동안은 그 감흥이 남아 있는 한 가지고 놀 수 있을 것이다.
MSN Messenger는 최근 더 개악되어서 음성채팅이 되는 것인지 안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MediaRing Talk 같은 것도 있지만 바쁜 사람은 생방송으로 만나는 자체가 정말 힘들다는 것이다. 혹시 우연히 만나게 되도 그 정도의 친밀감을 보이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외국인 찾기가 쉬운가?
외국 생활을 해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현지인 친구 사귀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것이다. 여러 한국인들같이 술 한 잔 먹고 '별 이유 없이' 사귀게 되는 것도 아니고 머리 좀 있다는 사람들은 뭔가 서로 지적인 흥미라든가 이런 게 맞아야 가능한 일이다.
11. 영어로 말하기는 매우 드문 한국
결국 인터넷으로 NS들과 영어채팅을 한다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로 심리적, 사회문화적으로는 매우 힘든 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 주기적으로 인터넷으로 들어와서 말 상대 해주고 싶은 분들은 외로운 노인들밖에 없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인터넷을 모른다. 이런 현실은 인터넷으로 외국인들과 자유로운 그룹을 만들어 영어를 한다는 게 현재는 '미몽'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audioconferencing이나 videoconferencing을 이용해서 영어를 연습한다는 것은 인터넷의 일부 교습 프로그램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파악이 된다. 그런데 이런 곳은 스탭을 풀타임으로
붙여놓으려면 당연히 유료일 것이니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가 바로 인터넷에 '소리'가 난무한다고 해도 청취 이상을 넘어서기 힘든 것을 말해주는 현실이다.
다이얼패드가 가능하다고 이것으로 미국의 아무 미국인에게나 전화를 걸 수는 없는 일이다. 걸어야 아는 한국인 친지에게나 걸겠으니 한국어만 더욱 유창해지는 결과를 낳는 게 현실에 가장 가깝다.
12. 한 시간을 말하기 위한 '영어 인생'
결국 이렇게 저렇게 따져 봐도 아무리 영어 말하기 능력을 잘 키워 봐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그 들인 시간, 돈, 노력에 비해 그 사용량은 너무나 아까우리 만큼 적다는 것이다. 일 년에 외국인 한 번 만나서 영어를 한 시간 정도 말하려고 (자기 주장에 따르면) '10년씩' 공부를 한다는 게 사실 미친 현실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게 있다. 과연 한국인들은 영어를 공부하는 게 영미인들보다 잘 하려고 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한다면 아무 질문에나 '예!' 그러는 순진한 녀석의 거짓말이고. 여전히 한국의 영어학습은 같은 한국인끼리 취직 경쟁, 시험 경쟁을 하는 차원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당연히 자기 과시의 성격이겠다. 실제로 영미인과 어떤 중요한 문제를 가지고 논쟁을 해서 이기겠다는 것이 아닌 한국인들끼리 네가 조금 잘하니, 내가 조금 더 바보이니 이런 의식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13. 영어 능력의 용도는 예측이 불가능
물론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게 바로 예측불가성의 문제인데 위에 열거된 이유에 함몰된 경우가 아니라고 해도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미래를 기다리며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괜히 불안한 상황 말이다.
바로 이 예측불가성의 한계 때문에 사람들이 앞다퉈 영어학습에 뛰어들고 보는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태어나서부터 내가 영어가 필요하게 될지 아닐지 알 수 없다는 것은 헌법에 있는 직업 선택의 자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겠다.
사실 내가 영어 좀 한다고 과시하려는 심리적 욕구 때문이 아니라면, 평생 내 직업에서 가끔 (통역사를 쓰는 일 외에) 영어 쓸 일이 없거나 영어를 읽을 일이 없다면 영어를 안 해도 무방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경제적인 요소가 학습자들을 강제로 밀어붙이는 게 작금의 현실인 것이다.
14. 영어만이냐 한국어-영어냐
솔직하게 말해 보면, 한국인들은 영어권에 거주한다고 해도 대부분은 평생 동안 한국인과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게 정확한 현실이다. 미국에 살아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서 bilingualism의 중요성이 나온다.
한국인들은 국제적인 활동을 한다고 해도 영어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한국어와 영어를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면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영어만 한다고 한국어를 못 쓰는 것은 그것 또한 사회언어학적으로 기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언어는 자신의 필요에 의해 쓴다고 하지만 언어는 문화적, 민족적 정체성도 투영한다.
이런 면에서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학습할 때 영어만 사용해라'는 요구는 사실 현실을 벗어난 주장으로 보인다. 한국인은 영어와 한국어를 필요에 따라 각각 다른 문장에 섞어서 사용하는 게 목표가 돼야 하고 그게 더 자연스럽다. 물론 한국어와 영어를 문장 속에 혼합하는 형태는 바람직스럽지 않다.
더군다나 상대방이 한국어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게 해야 한다. 한국인들끼리 하는 영어라면 그게 훨씬 더 자연스럽다. 필요할 때마다 다른 문장 속에 번갈아서 사용하는 게 자신을 bilingual로 컨트롤하는 데 더 편하다.
어느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하는 지 알 수가 있으니 말이다. 물론 영어를 학습하는 입장에서는 한국어는 말이 막힐 때 당연히 사용하면 심리적인 pressure도 걸리지 않고 좋다. 이유 없이 당황하는 것보다는 두 언어를 의미에 따라 문맥에 따라 동시에 구사하는 게 한국어의 상황에도 더욱 어울리고 미국에 산다고 해도 bilingualism의 환경적 필요에 부합하는 아주 좋은 형태이다.
15. 논리적인 영어 구사는 힘든 일
어떤 사람들은 아무 말이나 해댄다고 하지만 사실 비논리적인 말을 들어 주는 게 얼마나 힘든 경험인지 모를 것이다. 영미인들은 그냥 일어나 버린다. 즉 말로 뚜렷한 인상을 남기고 논리적 설득에 성공하는 것은 영어 이상의 문제이다.
지적인 교양, 발화의 스타일, 지식, 문화적 예의 등 여러 가지가 들어가는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 여러분들이 말로 어떻게 하겠다고 하면 그게 얼마나 어려운데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16. 영어로 글쓰기는 아주 아주 힘든 일
위에 말을 실제로 써서 영미인들에게 뭔가를 일갈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무망한 일인지에 대해서 썼고 실제로 여러분의 영어는 어떤 기회를 통해서 쓰이는지도 썼다. 그렇다면 이젠 쓰기로 가보자.
사실 영어를 어느 정도 익히고 사용하는 사람들은 말은 안 해도 뼈저리게 공감하는 문제이지만 제대로 된 영어로 글쓰기가 얼마나 더 어려운 일이고 쪽 팔리는 일인지 잘 알 것이다. 영어를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서 동감과 논리적 이해를 불러일으키는 영문은 또한 얼마나 거의
무망한 일인가.
그런데 글을 잘 쓰면 어쩔 수 없이 말을 못 한다고 해도 자신의 글이 읽히는 언어적 교섭은 많아진다. 그것도 아주 긴 글도 읽히게 된다는 것이다.
17. 영어로 글을 쓰면 '쓸' 기회가 더 많다
뉴스그룹처럼 인터넷에서 이메일과 게시판으로 대표되는 시스템은 텍스트 데이타의 양적 우월성 때문에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전화보다도 메일을 쓰는 일이 비교도 되지 않게 많으며 실제로도 중요한 일은 근거를 남기는 영미인들의 습관 때문에 말 대신에 공식적인 서한이나 적어도 (이메일도 아닌) 팩스로 보낼 것을 요구하는 사례를 누누히 볼 것이다.
게시판의 토론에 참여한다면 만만치 않은 영문 작성 능력을 쌓게 될 것이다. 주제에 따라서 자신이 관심 있는 것을 설명하고 토론하고 방어하고 하는 것은 논문의 목적이듯이 아카데믹의 분야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개인의 저작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평소에 쓰는 영문이 5줄 이상을 넘어가지 않는 분들은 시간 낭비는 그만 하고 긴 글을 조리 있게 써 보는 습작을 해야 한다. 세상에 5줄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외로움뿐일 것이다.
특히 인터넷은 한국이든 외국이든 장소를 가리지 않으므로 영문을 허락하는 게시판 활동을 하되 스스로 가벼운 글은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글 10년 갈겨대봤자 스스로 한 없이 가벼운 존재임을 확인하는 결과만 남기 때문이다. 글의 구조와 논리를 통해서 통하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목표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18. 현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라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국적인 상황에서 영어를 말로 사용한다는 것은 결국 소수의 상황이다. 다수의 상황은 분명히 글로 표현하는 것이고 그나마 인터넷에서나 그런 기회가 있다. 두 가지 다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어림 없는 일이다.
19. 많이 쓰이는 것부터 하라
내가 며칠 전에 국어사전을 보는데 속담이 네 가지가 나왔다. 알기는커녕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것 외우고 있을 한국어 학습하는 외국인을 생각하면 참 한심하겠는데 의외로 그런 한국인은 많다.
10만 영어 단어가 아닌 1만 영어 단어를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게 더 중요하며, 말하기나 쓰기 등을 닥치는 대로 하는 게 아닌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중점적으로 투입할 '우선 기능'을
먼저 의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듣고 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말을 할 줄 알게 된다는 것도 아는가. 발음만 좀 신경 쓰면 말이다. 리딩은 기본이고. 이미 언어를 구성하는 능력이 자랐기 때문이지만, 한국의 현실에도 더 부합하는 방식이다. 솔직히 말해 일 주일에 신문 한 장도 영어로 안 읽으면서 무슨 할 말이 있다고 영어로 말하기를 기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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