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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인사 저물어 그리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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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마리아 작성일 08-03-07 10:59 조회 54,32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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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 그리워지는 것들 - 이기철   


나는 이 세상을 스무 번 사랑하고
스무 번 미워했다
누군들 헌 옷이 된 생을
다림질하고 싶지 않은 사람 있으랴
유독 나한테만 칭얼대는 생
돌멩이는 더 작아지고 싶어서 몸을 구르고
새들은 나뭇잎의 건반을 두드리며 귀소한다

오늘도 나는 내가 데리고 가야 할 하루를 세수시키고
햇볕에 잘 말린 옷을 갈아입힌다
어둠이 나무 그림자를 끌고 산 뒤로 사라질 때
저녁 밥 짓는 사람의 맨발이 아름답다
개울물이 필통 여는 소리를 내면
갑자기 부엌들이 소란해진다
나는 저녁만큼 어두워져서는 안 된다
남은 날 나는 또 한 번 세상을 미워할는지
아니면 어제보다 더 사랑할는지


내가 데리고 가야 할 내 생을
내가 사랑하고 아끼지 않으면
그 누구도 거기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사실 앞에
다시금 숙연해지는 마음을 느낍니다.

단 한번뿐인
내게 주어진 기회의 순간들을 아껴서
그 그릇에 소중한 것을 많이 담아서
자손들에게 남겨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사랑에 아픔이 따르고
미워 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온다 해도
내 자신을 위해서 생을 소중히 여기렵니다.
구겨진 헌 옷을 다림질 하듯
오늘 하루 산뜻한 마음으로 출발하렵니다.

이수정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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