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 2008년 후기 : 우리는 많이 다르지만 함께 즐거울 수 있어요-이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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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 건너 숲 작성일 08-10-11 16:34 조회 16,894회 댓글 0건본문
우리는 많이 다르지만 함께 즐거울 수 있어요.
이지호(크리스핀)
올 8월 서울의 올림픽 파크텔에서 G. F. S. 세계대회가 열렸습니다. 전 세계의 G. F. S. 회원들이 모여 세계 각국의 G. F. S.의 활동 등에 대한 안건들에 대한 토론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주니어 회원들의 대다수는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에서 대학교 1학년 사이에 있는 나이였습니다. 우리 주니어들은 중학생인 한 친구를 제외하고 모두 20대였습니다. 그래도 어울리는 데에는 딱히 어려운 일이 없었습니다. 일본친구들은 유럽이나 영미 권에 있는 친구들보다는 나이가 좀 더 많은 편이었어요. 이번 세계대회는 특별히 주니어 회원(30세 이하 미혼 여성 회원)들에게 특별히 많은 배려를 해 준 대회였습니다. 주니어들만을 위한 모임 시간도 처음으로 만들어졌고, 각종 프로그램에서 주니어들이 즐길 수 있는 거리들을 많이 만들어주었거든요.
저는 지난 겨울쯤부터 G. F. S. 어머니들과 함께 주니어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을 준비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여러 능력과 경험 있는 분들의 도움을 받게 되어서 무사히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우리 교회 출신인 최윤주 부제님과 박완준 전도사님을 빼놓을 수가 없답니다. 최윤주 부제님과는 전반적인 프로그램의 기획을 논의했고, 박완준 전도사님은 첫인사 프로그램을 짜는 일을 도와주셨습니다.
사실 첫인사부터 마지막 폐회까지 너무나 다양한 일이 많았지만, 오늘 여기에서는 그 중 우리 주니어들이 모두 함께 했던 꼭짓점 댄스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원래 첫인사 프로그램 때 같이 춤을 배우려고 다른 주니어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모아서 연습을 많이 했는데, 시간이 늦어져서 다른 날로 계획을 미루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꼭짓점 댄스만 생각하면 마음의 짐이 태산 같았습니다. 꼭짓점 댄스는 모두 아시죠?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김수로라는 영화배우가 자기 친구들이랑 놀다가 만든 춤인데 당시에 응원 댄스로 크게 흥행한 춤이랍니다. 이 춤이 특별히 쉽다고 해서 이 춤을 같이 추려고 했는데 같이 춰보니 너무 어렵더라고요.
“어떡하나... 어떡하나...” 걱정하는 사이에 드디어 같이 춤을 배우기로 한 날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밤 시간에 주로 모였는데, 해가 지고 밤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가슴 속의 쿵쾅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홀에서 간식거리를 준비해놓고, 같이 춤을 연습한 친구들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도 모임 시간이 되어 몇 명씩 무리를 지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끼리 연습을 하려고 찾아 놓은 몇 개의 동영상을 더 많은 친구들이 모이기를 기다리며 틀어놓았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꼭짓점 댄스를 추는 동영상이었는데 이게 웬일일까요? 들어와 있는 친구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서 어깨를 들썩이는 것이었습니다. 동영상을 한 번 정도 반복했는데 이미 춤을 추고 있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춤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조금씩 가르쳐주는 동영상도 보여주었는데 우리가 굳이 시범을 보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친구들이 잘 따라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이미 응용도 하고 있었습니다.
남은 모임 시간동안에는 음악만 틀어놓고도 충분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너무나 잘 놀고 있어서 우리가 굳이 시범을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참 다행이었습니다. 우리는 남은 시간동안 신나게 놀았습니다. 쑥스러워 하는 친구들이나 수줍어하는 친구들에게는 직접 가서 같이 어울렸습니다. 한 명이라도 소외되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모임을 준비하고 이끌어가는 임무를 맡은 저의 목표였습니다. 다행히 함께 일을 맡은 친구들은 함께 너무나도 잘 일을 해주었습니다.
우리는 이 날 배운 춤을 인터내셔널 데이에 발표를 하기로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내셔널 데이는 각국의 G. F. S. 회원들이 자기 나라의 물품도 선보이고, 활동내용도 보여주고, 장기자랑까지 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여러 나라 회원들이 함께한 부스전은 열기가 식고 한산해지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 마침내 장기자랑 순서가 되었을 때 여러 회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여러 일정을 소화했음에도 열정적으로 자신들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이 모두 한 자리에 있었습니다. 마침내 한국 어머님들이 먼저 아름다운 우리 가곡을 부르셨습니다. 간석 교회의 최 신부님도 함께 협연을 해주셨습니다. 우리 어머님들은 참 노래를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여러 손님들과 참가자들이 기쁜 마음으로 곡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차례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에 따라 먼저 수화공연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춤을 추다가, 마침내 여러 외국 친구들과 시니어 멤버(어머니 회원)들과 함께 한 무대에 올라 꼭짓점 댄스를 추기 시작했습니다. 그 큰 무대가 참 많은 사람들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게 되었습니다. 비록 붉은 악마와 같은 함성은 없었지만, 우리는 그 때 말이 아닌 팔과 다리로 주님 안에서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너희가 두 사람 이상 모여 나를 구한다면 내가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진 것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그처럼 기쁜 일도 참 많았던 세계대회를 마치고 작별 인사를 하는 한국 회원들, 일본 회원들, 지구 반대쪽 아프리카와 미국, 유럽에서 온 회원들 등 여러 친구들의 얼굴에서 반가움과 따뜻함을 느꼈을 때는 같이 춤을 추고 있었을 때 나를 찾아왔던 그 기쁨이 가슴에서 물감 한 방울이 투명한 물그릇에 떨어져 퍼져나갈 때처럼 조용히 흘러나왔습니다. 주님께서 함께하시지 않았다면 모두 있을 수 없었을 시간들이었습니다. 글을 맺는 인사 대신 이 자리를 빌어서 소중한 시간을 함께 나누어준 나의 소중한 친구들과 그 중 가장 소중한 친구인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한마디:
이지호 크리스핀양이 2008년 <비둘기>지(동대문교회 연간 소식지)를 위해 기고한 글입니다.
말하자면 GFS 까페로 '펌해온' 셈인데 본인도 좋아하리라 믿습니다. -강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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