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인사 베트남에서 한국친구들에게-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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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 건너 숲 작성일 06-05-10 12:20 조회 22,672회 댓글 0건본문
[기고] 베트남에 반한감정 없다 / 레호앙
▲ 레호앙 /베트남 〈뚜오이쩨신문〉 편집국장
친애하는 한국 친구들에게!
저는 베트남 〈뚜오이쩨신문〉의 편집국장 레호앙입니다. 〈한겨레〉 지면을 빌려서 한국 국민 여러분께 따뜻한 우애의 인사를 전합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우리 여성들이 한국 남성과 결혼하는 문제를 두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제결혼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다만 몇몇 사람이 자기 이익을 위해 베트남 여성을 상품화해 온 사실에 분노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은 베트남 여성을 상품처럼 진열해 놓고 마음대로 골라가게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절대 사랑을 바탕으로 한 결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런 일들이 베트남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 도덕에도 어긋나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베트남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는 아픔을 느낍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치욕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가 당연히 감당해야 할 고통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땅에서 이런 일들이 독버섯처럼 자라나는데도 방치한 우리 자신에 대한 뼈아픈 자성도 함께 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언제까지나 이 치욕과 고통을 견뎌낼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몇몇 일간지가 우리의 이런 반응을 ‘반한 감정’으로 몰아가고 있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왜 분노하는지, 무엇에 분노하는지 밝히고자 합니다. 우리는 한국의 일부 결혼 중개업체가 우리 여성을 마치 상품처럼 다루는 것에 분노합니다. 우리는 그들이 한국에서의 광고를 통해 우리 여성을 노골적으로 비하한 것을 두고 분노합니다. 우리는 한국 결혼 중개업체들이 베트남에서 불법적인 활동을 한 것을 두고 또한 분노합니다.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조선일보〉에 실린 ‘베트남 처녀들, 희망의 땅 코리아로’라는 기사입니다. 베트남에서 이뤄지는 국제결혼 과정을 다룬 이 기사는 무책임한 논조로 일관하면서 방관적 태도를 보였으며, ‘맞선 현장’의 사진에서 베트남 여성들의 얼굴을 그대로 노출시켜 인권과 인격을 침해하고, ‘한국의 왕자님들, 우리를 데려가 주오’라는 설명을 붙여 우리 여성을 비하했습니다.
이 기사를 두고 베트남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뚜오이쩨신문은 수백만 독자를 대신해서 이 기사에 대한 조선일보의 공식사과를 요청한 바 있으나 아직 어떠한 답신도 받은 바 없습니다.
친애하는 한국 친구 여러분! 단지 이뿐입니다. 뚜오이쩨신문은 물론 베트남의 어떤 언론도 한국인을 비난한 적은 없습니다. 단언컨대 베트남에 ‘반한 감정’은 없습니다. 오히려 국경을 넘어 여성의 평등한 권리를 위해, 인간의 보편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한국의 ‘양심’들에 베트남인들은 감동하고 있습니다.(끝)
2006년 5월10일자 인터넷판 <한겨레>에서 펌.
▲ 레호앙 /베트남 〈뚜오이쩨신문〉 편집국장
친애하는 한국 친구들에게!
저는 베트남 〈뚜오이쩨신문〉의 편집국장 레호앙입니다. 〈한겨레〉 지면을 빌려서 한국 국민 여러분께 따뜻한 우애의 인사를 전합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우리 여성들이 한국 남성과 결혼하는 문제를 두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제결혼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다만 몇몇 사람이 자기 이익을 위해 베트남 여성을 상품화해 온 사실에 분노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은 베트남 여성을 상품처럼 진열해 놓고 마음대로 골라가게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절대 사랑을 바탕으로 한 결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런 일들이 베트남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 도덕에도 어긋나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베트남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는 아픔을 느낍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치욕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가 당연히 감당해야 할 고통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땅에서 이런 일들이 독버섯처럼 자라나는데도 방치한 우리 자신에 대한 뼈아픈 자성도 함께 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언제까지나 이 치욕과 고통을 견뎌낼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몇몇 일간지가 우리의 이런 반응을 ‘반한 감정’으로 몰아가고 있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왜 분노하는지, 무엇에 분노하는지 밝히고자 합니다. 우리는 한국의 일부 결혼 중개업체가 우리 여성을 마치 상품처럼 다루는 것에 분노합니다. 우리는 그들이 한국에서의 광고를 통해 우리 여성을 노골적으로 비하한 것을 두고 분노합니다. 우리는 한국 결혼 중개업체들이 베트남에서 불법적인 활동을 한 것을 두고 또한 분노합니다.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조선일보〉에 실린 ‘베트남 처녀들, 희망의 땅 코리아로’라는 기사입니다. 베트남에서 이뤄지는 국제결혼 과정을 다룬 이 기사는 무책임한 논조로 일관하면서 방관적 태도를 보였으며, ‘맞선 현장’의 사진에서 베트남 여성들의 얼굴을 그대로 노출시켜 인권과 인격을 침해하고, ‘한국의 왕자님들, 우리를 데려가 주오’라는 설명을 붙여 우리 여성을 비하했습니다.
이 기사를 두고 베트남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뚜오이쩨신문은 수백만 독자를 대신해서 이 기사에 대한 조선일보의 공식사과를 요청한 바 있으나 아직 어떠한 답신도 받은 바 없습니다.
친애하는 한국 친구 여러분! 단지 이뿐입니다. 뚜오이쩨신문은 물론 베트남의 어떤 언론도 한국인을 비난한 적은 없습니다. 단언컨대 베트남에 ‘반한 감정’은 없습니다. 오히려 국경을 넘어 여성의 평등한 권리를 위해, 인간의 보편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한국의 ‘양심’들에 베트남인들은 감동하고 있습니다.(끝)
2006년 5월10일자 인터넷판 <한겨레>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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