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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가 프로젝트 박명숙 본부장 여성신문 인터뷰 기사 [201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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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01-24 15:43 조회 4,52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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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속으로 | 탈북 여성 홀로서기 지원 ‘우물가 프로젝트’
자활 돕는 인큐베이터가 될 거예요
대한성공회 G.F.S., 세계성공회 지원받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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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물가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하는 박명숙 본부장.
탈북자 2만 명 시대, 그 중 여성 비율이 80%에 육박하는 요즘, 탈북 여성에 대한 차별화된 지원 움직임이 여성계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지난해 7월 ‘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사장 손봉숙)이 ‘The Forum 평화 하나 여성 둘’을 발족시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소통하기 시작했고, 9월엔 ‘북한 이탈 여성 지원과 연대’(대표이사 최영애)가 출범해 실질적인 민·관 지원 체제를 꾸리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성공회 산하 여성단체 G.F.S.(Girl′s Friendly Society)의 ‘우물가’ 프로젝트가 조용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물가 프로젝트는 탈북 여성에 대한 양적 지원보다는 단 1명이라도,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남북 문화 격차를 극복하고 ‘자활’을 통해 우리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을 제1차 목표로 현재 실험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G.F.S.는 세계 성공회 차원의 여성단체로, 산업혁명 당시 어린 여공들의 비참한 생활을 보다 못해 성공회가 주축이 돼 시작한 여성복지운동이다. 한국 지부는 1965년 만들어졌다.

우물가 프로젝트는 2008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 G.F.S. 대회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더 이상 민족문제가 아니다”라는 공감대 속에 3000만원가량의 후원금을 종잣돈으로 해 출발했다. 이후 프로젝트 구상과 조직 구성 논의를 마치고 지난해 10월 자활을 상징하는 첫 실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안마당에 마련된 ‘카페 그레이스’다. 현재 안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바리스타로 이곳에서 일하는 탈북 여성은 20대와 40대 2명이다. 크리스마스이브엔 성공회 서울교구장 김근상 주교가 직접 커피를 뽑고 사제단이 캐럴을 부르
는 ‘바리스타가 된 주교님’ 행사를 통해 후원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카페, 방과후학교에 안정된 일자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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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탈북 여성 지원기금을 모으기 위해 카페 그레이스에서 열려 호응을 얻은 ‘바리스타가 된 주교님’ 행사. 성공회 서울교구장 김근상 주교가 직접 커피를 뽑아내고 있다.
김기리 사제는 “G.F.S.는 여성과 아동 복지에 집중하는데, 한국 지부는 2000년대 초부터 이를 더 세분화해 경기도 남양주에 ‘샬롬의 집’을 만드는 등 결혼이주 여성과 이주 여성 노동자를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탈북 여성 지원 사업이 새롭게 추가됐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세계의 G.F.S. 여성들이 후원금뿐만 아니라 기도로 정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사업을 전개하는 데 큰 용기를 준다. 프로젝트 이름 ‘우물가’ 자체가 예부터 여성들이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있을 때 모여서 서로 의논하고 위로를 받던 곳 아닌가”란 말로 ‘우물가’ 사업에 또 다른 의미를 뒀다.

실무를 총괄하는 박명숙 본부장은 “프로젝트는 한국에 들어온 탈북 여성을 지원하고 해외에 흩어져 있는 탈북 여성을 도울 수 있는 브리지 센터를 만들어 서로 안팎으로 연대해 활동이 힘을 받도록 한다는 전제 아래 10여 개 사업을 주축으로 진행 중”이라며 “올해엔 모자 야유회, 바자회 등의 부대사업과 함께 그레이스 같은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몇 개 늘려 지속적이고 안정된 일자리를 더 만들어내고, 탈북 여성들의 자녀들을 위한 방과후 학교를 만들 계획이다. 장기적으론 15개 지점까지 늘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 본부장은 “탈북 여성 지원에 관해선 끝도 없이 물량 지원으로만 갈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공통된 문제의식”이라며 탈북 여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통념이 그대로인 채로는 어떤 지원활동도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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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에 바리스타로 취직한 탈북 여성들.
“탈북 여성은 이주 여성보다 오히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와 같은 모습,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 때문에 여기 사람들과 다름없다는 착각을 하기 쉽고, 때문에 남한 사회에 정착하기 힘든 ‘이방인’이란 생각을 좀체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연히 그들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은 낮게 마련이고, 여기 사람들과 탈북 여성들의 인식 격차는 좁히기 힘들게 마련이다.”


“탈북 여성은 백프로 이방인”  깨닫고 수용해야

이런 맥락에서 그는 ‘우물가’의 지향점은 분명히 탈북 여성들의 남한 적응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탈북 여성들은 험난한 탈북 과정을 거치면서 몸이 허약할 대로 허약해진 상태에서 남한 땅을 밟게 된다. 초기 5년간 정착을 위해 지원을 받긴 하지만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을 데리고 올 자금(1인당 700만~2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늘 허덕여야 한다. 여기에 북한 가족에 대한 죄책감과 심리적 고통, 탈북 과정 중 상처도 크지만 생존을 위해 이런 것들을 다 뒷전에 밀어둘 수밖에 없다.”
그는 “이들이 자포자기해 성매매로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마냥 욕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한다. 이런 근본적이고 태생적인 문제 때문에 탈북 여성의 남한 정착은 다른 집단에 비해 좀 더 특수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박 본부장은 “지난 2년간 제빵, 한식 조리사 자격증 등 직업훈련이란 훈련은 다 받아놓고도 취직을 못한 탈북 여성도 있다”고 전한다. 
“사업을 수행하면서 절실히 깨달은 것이 ‘이들은 우리와 다르다’는 것이다. 자연히 ‘그 나이가 되도록 설마 이걸 모르냐?’나 ‘내가 이렇게 말했는데 왜 그렇게 들었느냐?’는 말은 이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소통이 가장 어려운 문제다.”
그는 한 탈북 여성 직원에게 “금방 와야 돼요” 했다가 곧바로 “그런 건 ‘김일성’과 똑같네요”란 말이 되돌아와 어이없었던 에피소드로 인식의 격차를 설명했다. 그 탈북 여성은 단순히 ‘독재’를 뜻하는 말로 ‘김일성’을 말했지만 듣는 남한 사람들 입장에선 얼마나 모욕적인 말인 줄은 모른다는 것이다.

우물가 프로젝트의 지난해 1년 예산은 3억여원, 올해는 공부방 사업을 새로 시작하기에 4억7000만원으로 증액됐다. 프로젝트가 잘 돌아갈수록 역설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남한 총 인구 4800만 명에 대해 2만 명에 불과한 탈북자들이지만 통일 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사업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1116호 [사회] (2011-01-07)
2008101017430360C.jpg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pleu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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