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 자립 돕는 테이크아웃 커피점 - 연합뉴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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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03-07 17:13 조회 5,650회 댓글 0건본문
<탈북 여성 자립 돕는 테이크아웃 커피점>
'우물가 프로젝트' 박명숙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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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그레이스' 개점1주년…"사회 적응력 기르는 인큐베이터"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길목의 작은 컨테이너 건물에는 '카페 그레이스'라는 테이크 아웃 커피점이 들어서 있다.
겉보기에는 여느 테이크 아웃 커피점과 다를 게 없지만, 이곳 직원은 탈북 여성들이다. 카페에서 내주는 컵에는 '수익금은 탈북여성의 취업과 생활지원에 사용된다'는 문구도 적혀 있다.
카페는 애초 수익이 목적도 아니었고, 탈북 여성들이 남한 사회의 제도와 문화를 빨리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취지로 문을 열었기 때문에 수백만원의 적자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곳은 대한성공회의 여성 선교단체인 G.F.S.(Girls Friendly Society)가 운영한다.
이주 노동 여성을 돌보던 이 단체는 우리 사회가 다른 나라 사람에게는 관용적이면서 탈북자들은 냉대해 그들이 남한 사회 정착에 더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탈북 여성을 돕는 '우물가 프로젝트'의 하나로 카페 운영에 나섰다.
'우물가 프로젝트' 박명숙(53) 본부장은 6일 '카페 그레이스'를 탈북 여성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익히는 '인큐베이터'라고 소개했다.
탈북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모델인 카페 그레이스는 이달 11일 개점 1주년을 맞는다.
박 본부장은 "1년 동안 두 명의 여성이 잠시 머물다 떠났고 현재 두 명이 일하고 있는데 하루하루가 갈등과 에피소드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탈북해 10월 카페에 처음에 왔던 25살 여성은 세금으로 빼앗긴다고 생각해 4대 보험 가입을 거부했고 정착지원금을 받으려고 일하는 것을 숨기다가 경찰 보안과에서 찾으면 일을 빼먹고 가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한 번도 접해 본 적이 없는 서양 음식이라 카페에서 일하면서도 커피 한 모금 마시는 데 한 달이 걸렸고 한 달에 한 번 교육을 나가 먹는 서양 음식은 거부했다"며 "우리한테는 사소한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힘든 문제였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예산이 빠듯해 쉽지 않지만 개점 1주년을 맞아 2호점을 열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카페에서 일하고 있던 40대 여성 두 사람은 마침 하나원에서 함께 생활하며 친하게 지냈던 사이다. 6개월 먼저 온 선배가 능숙하게 커피를 만들면서 이제 이틀째인 후배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고 있었다.
둘 중 한 사람의 가족이 아직 다 남한으로 오지 못해 신원을 밝히길 꺼리던 두 사람의 속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남긴 짤막한 글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오늘은 3월 1일 인민봉기가 일어난 날이다. 모두가 쉬는 날! 하지만 난 오늘 하루도 헌신하려고 일터로 나왔다. 정말이지 오늘 하루가 한 달 맞잡이로 너무나도 지루하고 힘들었던 것 같았다. 이런 날에는 좀 쉬는 게 어떨는지…."
"하나원에서부터 한가족처럼 생활하면서 지내왔던 언니가 저와 함께 카페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였습니다. 언니와 마음을 맞춰가면서 더 질 좋고 맛좋은 커피를 만들어 우리 카페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쁨을 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eoyyie@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3-06 05: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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