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가을 - 7면] 소중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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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03-09 15:58 조회 8,014회 댓글 0건본문
소중한 만남
장인숙(평화통일 탈북자연합회 명예회장)
어느 날! 처음 보는 전화번호가 핸드폰에 떴다.
“안녕하세요. 초면에 미안한데 혹시 ‘성공회’라는 말을 들어 보았습니까?” 계속해서 그녀는 자신은 성공회에서 탈북여성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한번 만나보면 안되겠는가고 물어왔다. 나는 성공회는 잘 몰라도 성공회대학은 알고 있다면서 첫 만남을 약속했다. 그렇게 만난 분이 바로 G.F.S. 우물가 프로젝트의 상담위원장 김미선 선생이었다. 김미선 선생은 우리와 함께 소풍을 가자고 제의했고, 6월 12일, 20여명의 새터민 어머니, 할머니들과 아이들이 어린이대공원에 갔다. G.F.S.우물가에서도 그 회원들과 아이들이 함께 왔다.
약속 장소에서 여러 임원과 선생님들이 신부님과 함께 손을 잡아주고 포옹해주면서 “반갑습니다.”, “잘 오셨습니다.”라고 뜨거운 인사하니 역시 우리 가슴속에도,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소리 없이 내렸다. 눈물이란 좋아서나 슬퍼서만 흘리는 것인데 그 날은 서로의 만남이 너무나 소중해 눈물이 났다. 하늘에서도 우리들의 심정을 알았는지 비가 많이 내렸다.
G.F.S.우물가 회원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해온 여러 가지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우리들이 이북에서 겪은 고생과 두고 온 혈육 때문에 힘들어 할 때에는 제 자신의 일처럼 가슴 아파하면서 따뜻이 위로해주었고 우리 새터민 가족 모두는 진심으로 감동 받고 고맙게 생각했다. 함께 많은 사진도 찍었고 귀가할 때에는 선물도 챙겨 주었다. 아이들은 돌아오면서 “오늘 기분이 짱이에요.”하며 엄지손가락을 펼쳐보였다.
며칠 전 만남에서 그날 함께 찍은 사진을 받았는데, G.F.S.우물가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도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 우리 친구 권씨가 G.F.S.우물가에서 운영하는 카페 그레이스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았다. 참 밝고 보기 좋았다. 난 이날 만난 박명숙 본부장과 김미선 선생의 소박한 모습을 보면서 또 다시 감동받았다. 우리는 오랜 이야기 끝에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하기로 했고 더 자주 만나기로 했다. 우리는 두 번째 소풍을 10월 가을에 하기로 약속했다. 돌아와 함께 갔던 우리 친구들과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니 모두들 지금부터 기분이 설렌다고 한다.
나는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았다. 우리 이웃에 이처럼 우리들을 아껴주고 모든 고통을 함께 아파해주며 더 좋은 미래로 이끌어 주는 분들이 있기에 우리는 외롭지 않고 두려움도 잊고 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그리고 이 분들의 기대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려는 마음가짐을 굳게 가지고 살아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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