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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봄 - 7면] 비가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느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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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04-22 13:07 조회 7,15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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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느낌이란

                                                                                                    윤건 (가수, 마르코의 다락방 대표)

마음 저 끝을 톡 건드려주는 박하향 같은 운치가 있다.
나는 비가 참 좋다. 비 내리는 풍경이 참 좋다. 가수가 되기 이전에도 그랬고, 가수가 된 이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쭉 그럴 것 같다. 아마도...

지금 효자동엔 비가 내린다.
커피 한 잔과 비,
봄비.
하지만...

연일 일본 지진으로 인한 원자력 누출 사고 때문에 텔레비전이고 신문이고, 인터넷이고 시끌시끌하다. 방사능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왜 기상청은 오락가락 갈팡질팡 거리는 예보를 반복하는 것이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고, 일본 기상청은 한반도에 이미 일본 규슈 지방과 같은 량의 방사능 물질이 도착했음을 발표했다는 기사도 들린다.

자연재해. 그리고 인간의 욕심. 이건 아마도 자연재해를 가장한 인재.
자연재해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안겨주지만, 결국 그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 또한 자연의 몫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인재를 가장한 자연재해의 후유증은 뿌리 깊은 독버섯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파고드는 것 같다. 이젠...비를 맨 몸으로 맞을 수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일까...

사람은 자연의 일부였을 때 가장 행복한 것 같다.
그 위에 무엇인가를 건설하고 그것을 파괴했을 때는 당장에는 혜택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 그 혜택의 함정 속에서 괴롭고 아픈 상태가 되어 버리는 것 같다.
자연의 일부로서 서로를 자연으로 느끼는 삶.
그건 결국 불가능해져 버리는 것일까...

우물가 프로젝트.
내가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역시
자연의 일부로서 서로를 자연으로 느끼는 삶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던 같다.

어느 날, 대성당 모퉁이에서 발견한 작은 자연. 자연의 느낌.
그곳에서 나는 한 잔의 커피를 마셨고,
내 커피가 그 곳을 찾는 사람들의 피곤한 일상들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이것이 전부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효자동에서 커피를 마실 때.
사람들도 대성당에서 나와 같은 커피를 마시고.
서로를 느끼며 서로를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봄비.
방사능과 함께 내리는.
아픈 상처처럼 내리는 비.

하지만, 그 아픔 속에서도 우리 모두는 결국 하느님이 만드신 대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탈북 여성 지원 프로젝트, 우물가 .
힘내세요, 정중동의 마음으로 늘 함께하겠습니다.

by 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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